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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8-24 13:32

[추억기사] 92년도 스크린 기사

글쓴이 : kelly

92년도 스크린 기사인데..몇월호인지는 모르겠네요.

밀착인터뷰 <영화를 통해 꿈을 꾸는 나이스 가이>

장국영을 만난 곳은 유국창 감독의 <감강전>촬영현장에서다. 조용한 옛 허물어진 고옥에 족히 20~30명의 스탭, 캐스터 가운데서 그의 동작만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조금 불량스러운 청년역을 연기하는데 감독의 주문대로 정확하게 몸을 움직인다.
예를 들면 단 한번의 몸동작으로 위치를 선정하는데도 무척 정확해보인다.

"난 방송국에서 정규적으로 연기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연기의 기본적 요구인 몸의 움직임을 대단히 정확히 하는 편이지요."

냉장고문을 열고 다른 손으로 콜라를 꺼내고, 라디오를 돌려놓고, 몸을 돌리고, 그 순간 컷소리와 함께 감독 유국창이 NG의표정을 짓자 " 됐어!딱 좋다! 래리 웃어봐, 웃으면서 말해. 좋아!"하면서 장국영은 꾀를 내 위기를 모면한다. 이처럼 장국영은 자신의 연기에 무척 자신감이 있는 듯 모든 연기 하나하나가 주저없고 매끄러워 보인다. 최근 영화계로 컴백한 장국영의 자신감은 여러모로 표출되고 있다.

그는 얼마전 금마장 시상식에서 주연상을 발표할무렵 두 손을 꽉 잡고서 무대를 응시했다. 식전에 임청하가 남우주연은 장국영이라 알려주었기에 그는 자신이 수상자 인줄 알고 있었던것. 나중에 발표 결과가 장국영이 아니자 그의 첫번째 반응은 즉각 일어나서 만면에 웃음을 띄면서 주위의 남녀배우들과 악수를 했고 그에게서는 조금의 실망의 빛조차 찾아볼수 없었다.

"어떻게 그때를 얘기할수 있을까요? 내 입장은 나를 보러 인산인해로 모여드는 사람들로 알 수 있듯이 난 이미 스타덤에 올라 있으니까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에 관해 모든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오히려 그와 관련된 일과 사람들을 더욱 알고 싶어한다. 즉 그의 생활, 생각, 미래 심지어는 그에 관한 자질구 레한 것까지도.

장국영은 어쩌면 천성적으로 이미 타고난 연기자 임에 틀림없다.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아울러 자신의 배역을 관객들로 하여금 늘 적당하다고 생각토 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장국영은 우리 곁을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번에 그가 은퇴를 번복하고 몇차례 영화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가 영화의 변화무쌍한 예술을 떠날 수 없음을 표명한 것일뿐 아니라 그를 깊이 사랑하는 관객들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리라.

<가유희사>와 <감강전>은 그가 이번에 찍은 최신작이다. 이 두편의 영화에서 그의 역할은 예전과는 현저히 다른 연기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가유희사>에서는 여인네처럼 매우 예쁜 남자로 분장했는데 그에게 있어서는 새 로운 시도라 볼수 있다. <감강전>에서의 장국영은 불량소년으로 분했는데 <아비정전>에서의 발랄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아비정전>에서는 비교적 냉소적인데 비해 지금 역은 인간적이면서도 좀 거친 면이 있어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그러나 장국영은 이번이 불량끼 있는 역할의 마직막 작품이 될거라고 말한다. 그는 어떤 틀에 박히는 연기를 싫어하는데 감독들이 위와 같은배역을 끊임없이 맡겨 이젠 사절하겠다는것. 그러나 그의 천부적인 기질, 잘생긴 용모, 날렵한 몸동작등이 있는 한 홍콩감독들은 그를 자유롭게 만들지 않을것같다.

장국영이 연예계여 데뷔한지도 벌써 10여년이 넘었다. 그동안 고생도 했고 즐거움 도 있었으며 TV나 영화 또 가수로도 영역을 넓혀 보았다. 그는 일찌기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겪었고, 실패와 성공도 맛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실패에 대해 남을 원망해본 적도 없고, 불쾌해 하거나, 우울하거나 실망 따위를 전혀 하지 않는 낙관론자이기도 하다.

"저는 드물게 언짢은 적이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좋아하는 사람의 저녁식사를 대접할수 없을 때였습니다. 처음에 출연료로 1천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집세로 500 원을 지출하고, 세끼 식사도 TV방송국의 매점에서 떼우면 매월 단지 몇십원이 남게 됐죠. 그러나 후회해 본적도 없어요. 비록 제가 결손가정 출신이라 아무것도 내놓을게 없지만 이 세계는 결코 저 혼자만이
그런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 어려운 과정속에서도 부인할 수없는 것은 그가 행운아라는 점이다.

"제 주변에는 나를 사랑해주는 친지와 친구들이 아주 많습니다."

장국영은 자신 TV방송국에 있을 때 아주 많은 것을 얻었고, 자신의 그 초보적인 연기지식과 경험 역시 모두가 그곳에서 배운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연기의 맛을 안것은 담가명의 <열화청춘>이었다고.

"뿐만 아니라 나는 그무렵 장숙평을 알게 되었는데 홍콩에도 그같은 감독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 기뻤지요."

TV와 영화는 비록 모두가 어떤 테두리 안에서 연기를 하는것이지만 그러나 두가지 모두 각기 다른 연기패턴이 있다.

"TV에서 나는 과장을 배웠는데 이 같은 연기방식은 영화에서는 새롭게 조절할 필요가 있지요. 예를 들면 오우삼이 연기자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하고 임의대로 발휘하게 한다면 연기방법은 아마 과정으로 흐를 것입니다. 또 왕가위는 자연스럽고도 매끈한 것을 요구하므로, 그는 연기자에게 작은 동작에도 개성과 마음을 표현하라 주문합니다."

장국영은 영화란 일종의 주고 받기같은 거라며 이 두가지 똑같은 비율로 균형이 이뤄야 한다는 지론이다.

"가령 저는 왕가위 감독에게서 많은 것을 받고 매우 신선한 영화지식을 흡수합니다. 그는 일단 한 장면에 들어가려면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장국영에게는 특별한 별명이 하나 있는데 장일조(張一組)라고 한다. 몇편의 영 화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것을 싫어해서 나온것이라고. 그의 생각으로는 한 편의 영화를 전심전력으로 찍으면 영화가 비로소 그 멋을 낼 수 있다는것.

"홍콩영화 여건에 있어서 내 생각에 최대한으로 1년에 2편의 영화만 찍으면 족하고, 한편이라도 불꽃이 튀어야하지요. 반쯤하다 시들해지면 영화찍는 중간이라도 그만 두어버리는 용기도 필요하겠지요. 때문에 매번 영화를 찍을 때, 나 자신의 정성을 다하기 위하여 매년 한두 편 정도만 찍습니다. 저는 돈을 많이 벌기위해 연기하지 않으며 저 자신의 컨디션이 최상일 경우에 대본을 받아 연습합니다."

<영웅본색>에서는 정의의 사나이로, <천녀유혼>에서는 정이 많은 선비로, <아비정전>에서는 말이 없으면서도 발랄한 소년으로, 늘 다양한 연기 영역을 확산시킨 장국영. 그러나 특이하게도 장국영의 배역가운데 늘 등장하는 공통점은 그 모든 공연에서 상대 여배우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는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도 영화 와 같은 매력이 있는지?

요즘 그는 성격적으로도 전과는 달리 훨씬 대담해졌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도 예전처럼 침묵만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정도로. 아울러 상대방의 자존심도 상하지 않는 매너를 유지하며.
장국영은 배우로서 대본과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난 결코 홍콩영화의 촬영장에서의 즉선대본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완전한 콘티가 있어야 완벽한 구조가 있을 수 있는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영화를 동해서 조금 찍고, 서에서 또 조금 찍고 하는 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대한 등을 돌리게 하는 주원인입니다."

그는 연기자들이 영화를 찍기 일주일 혹은 그전에 대본을 받아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고 그것을 완벽하게 소화한후 역할에 빠져들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외에도 나는 홍콩에서도 선진국의 영화제도를 받아들여 모든 장면이 마땅히 현장동시녹음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동시녹음은 소리의 연기 라서 연기자의 그 당시 정서를 포착할수 있기 때문이죠. 나는 극중에서 더빙하는 성우들의 목소리 듣기를 제일 싫어합니다."

사실 장국영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한가지 소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감독이 되려는것. 그가 은퇴를 생각한것도 감독수업에 좀 더 전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하고 싶은 영화는 낭만적이면서 처절한 이야기의 <재세홍매전>인데, 이같은 슬프고도 동화적 생기를 가미하는 작품을 연출하고 싶다고.

장국영은 자신이 50~60세가 되어도 계속 영화배우로 남기를 원하지만 가수로서는 좀 다른 견해를 갖는다고.

"난 많은 사람들이 내가 30세 이상의 배역을 연기하는 것을 봐 줬으면 좋겠지만 노래하는 것은 별로라고 믿습니다. 나 자신이 지금도 여전히 번쩍이는 현란한 무대 의상을 입고 무대에서 유행가를 부르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의 목소리는 여전히 좋지만(웃음^_^)..........."

장국영은 솔직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예술적 성취도에 올라선 영화만을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상업필름의 옹호론자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한다.

"예를 들어 난 <양들의 침묵>처럼 강렬한 전율이 흐르는 영화도 좋아하는데 특히 조디 포스터나 안소니 홉킨스의 대화나 경관이 배가 찢어져 감옥밖에 걸려 있는 장면은 인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장국영은 자신이 유미주의자라고 밝힌다. 그런 이유로 그는 비참하고도, 불쾌한 소식듣기를 거부하고 싶고, 모든 일의 장점과 밝은 쪽만 바라보고 싶다고도 밝힌다.

그는 무척 가정생활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홍콩사람들이 일에 얽매어 가정의 즐거움을 누릴 줄 모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친구가 일전에 자신은 집안 치장이나 청결보다는 4자 반짜리 침대에서 자기 만 하면 좋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집안의 모든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이 쓰입니다. 왜냐하면 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제 생활의 모든것이 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장국영은 현재의 생활을 매우 즐기고 있다고 말하며 실지 자신이 이민을 가야할지 여부는 주저하고 있는시점이라고 밝힌다.

"난 단지 또 한번 생각할 뿐입니다. 홍콩에 있을 때도 이곳이 좋다고 생는데 캐 나다에 돌아가서 더욱 홍콩이 좋다고 느켰습니다. 그러나 반면 지금은 캐나다도 그립습니다.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비교적 여유롭고 사람들도 매우 친절합니다. 아마도 다국적 문화국가라 사람들이 비능률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비교적 심지굳게 일을 열심히 하기도 합니다."

그는 인터뷰를 끝내며 자신과 영화에 대해 이렇게 결론짓는다.

"나는 늙어 죽을때까지 여러 배역을 맡아 영화를 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하나의 커다란 꿈과 같고, 나는 그 영화를 통해 꿈꾸기를 좋아합니다."

다른 홍콩스타와는 달리 매우 지적이고 로맨틱하기도 한 장국영은 미소로 답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