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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1-02-05 20:41
후쿠오카 공연 후기 제 1편~!
 글쓴이 : Jennie
조회 : 6,961  
사람 마음이 참 갈대같다고..이걸 올릴까 말까 몇번이나 맘이 바뀌었는지..다른게 아니고 굳이 저번에 올린 적이 있는 일본 공연을 또 올린다는게 별로 색다를 것도 없고(궁금해 하는 분이 있을지 없을지), 무엇보다 올릴만한 (심적)여유도 없었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제 인생에 커다란 기쁨이 되어준 레슬리의 공연을 기록한다는..데이터화 시킨다는 것만으로도 할만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 이렇게 거창한가 싶지만, 이 홈을 시작한 이유였던 레슬리에 대한 기록을 위해서. 하하하..

너무 오래되서(-_-) 저번처럼 이번에도 역시 디테일한 기억들은 생략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공연이 어떠했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좋았으니, 당시 느꼈던 여러 가지들을 종합해서 간략히 올리는게 더 정확한(?) 감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레슬리 공연만이 아닌 후쿠오카에서 느낀 전반적인 저 개인의 느낌을 따라가며 적겠습니다. 이런식의 개인적인 감상들이 얼마나 보는 사람에겐 지루한 것인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적을래! 얍얍. -_-?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후쿠오카는 제가 지금껏 레슬리 덕에 돌아다녀 본 많은 일본 도시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제가 다녀본 곳 중 가장 작았으며, 가장 추웠지만(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가끔 일본에서 느꼈던 평소 우리가 익숙했던 것보다 더 과장되거나 혹은 더 침체되거나 해서 약간의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그런 요소들이 없는..모든 것이 적당하고 알맞게 돌아가는 곳이었습니다. 후쿠오카 사람들은 적당하게 친절했으며 적당하게 무관심하고, 도시는 적당하게 화려하고 적당하게 낡았습니다. 너무 친절했던 이케부꾸로의 호텔 지배인도 없고, 너무 인생이 찌들었던 긴자의 셀러리맨도 없고, 너무 극성이던 오사카의 콘사또 아줌마도 없고, 일본 구석구석을 해집어 놓은 복잡한 그물망 철도가 없는(물론 전철과 JR이 있긴 하지만).. 적당하고 알맞은 사람들의 도시였습니다. 이처럼 후쿠오카는 최고의 도시라기보다, 뭔가 과장된 혹은 과장된 인간관계를 싫어하는 우리(사실 전 가끔 오바도 하지만..아무튼-_-)에겐 거부감없이 자연스러운 곳이었던 것입니다. (앗 결론이 이상해. --)

후쿠오카에 도착한 우리는 언제나처럼 호텔을 찾아가다 길을 잃었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였지만, 그래도 잃었습니다. --; 호텔 근처까지 타고간 버스에서 잔돈 거스름기가 고장난 것이 미안하다며 돈을 내려던 우리의 돈을 끝까지 물리치고 내리라던 멋쟁이 운전사 아저씨덕에 공짜로 탔던 것에 대한 댓가였는지, 괜히 별 곳까지 다 헤매다가 결국은 비싼 택시를 잡아 타고야 말았습니다. (일본의 택시 기본요금은 차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600엔을 웃돕니다) 우리가 머문 호텔은 이름부터 너무 웃긴 곳이었지만(너무 웃겨서 안씀. ^^) 너무너무 싸서 보자마자 예약했던 곳이었는데, 싸우나를 같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호텔이었고, 시설도 그정도면 마 굳!이었습니다. 호텔에 들어서니 전화로 예약 하다가 나름대로 저와 친해졌다는 이찌도모또상은 안보이고 아주 예쁘고 친절한 언니가 프론트에서 우릴 맞이했습니다. (사실은 이찌도모또상이 구석에서 저에게 아는척을 했는데 딴데 정신 팔린 제가 씹었다고 나중에 레리가 그러더군요-_-)

이것 저것 체크인 절차를 밟고 일본에서 만나기로 미리 메일로 약속했었던 외국 친구가 이곳에 남긴 메모를 받아 들고 그 친구의 호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야..작년 홍콩에서가 마지막으로 너무 오랜만에 듣는 친구의 목소리..반가운 인사를 마치고 친구에게서 레슬리와 같은 신간센을 타고 왔다는 그래서 레슬리를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충격적인 경험자랑담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아, 순간 너무 부러워서 소리를 지를뻔 했으나, 점잖게 디게 좋았겠다~~ 부러워 죽을꺼 같애~~라고 외친 뒤 자세한 정황을 은근슬쩍 물어봤습니다.-- (자세한 정황은 * we love gorgor 싸이트에 올라온 일본리턴공연후기를 참고) 어쩌구 저쩌구...자세한 정황을 듣고 확인한 사실은 레슬리가 식사를 하자마자 화장실에 갔다는 얘기등으로 보아 그의 위장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 어쨌거나,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다가 레슬리가 하얏트 그랜드에 머문다는 얘기와 함께 이따가 갈 생각인데 함께 가겠냐는 제의를 에이..머 그런데까지 따라가..라는 풍으로 괜히 거절해주고, 우리는 원래의 거절 이유였던 미치도록 고픈배를 채우기 위해 나갔습니다. -_-;

지난번 교토에서 발이 아프게 찾아다니다가 결국은 먹었으나 완전 대실패였다는 오꼬노미야키 및 타코야키의 충격이 떠올라 이번엔 반드시 맛난걸 먹는데 성공해야한다는 의지가 팽배했습니다.(물론 제 생각이지만--) 그래서 여긴 싫어 여기도 싫어 등을 반복하며 크지도 않은 동네를 멤돌다 앗, 이것은 라멘(라면)가게? 오사카에서의 기쁨중 99.9%였다는 金龍라멘의 추억이 떠올라 후딱 들어갔습니다. 멥고 강해서 우리 입맛에 딱이었던.. 그래서 금용이 아니라 김용이라는 한국인이 창시한 곳일꺼라는 이상한 추측을 해가며 먹었던.. 그래서 잊을 수가 없었던(한때 학교고 뭐고 다 때려치고 금용이 라멘 체인점을 한국에 열어볼까도 심각히 고려했을 만큼) 금용이 라멘만큼 맛난건 아니었지만, 굉장히 일본 전통라멘 맛에 가까우면서도 담백하고 맛있는 라멘이었습니다. 아..대성공~ ^^

우리의 일본 여행마다 아주 재밌었던 점은 우리가 일본의 관광명소를 찾아다닌게 아니라 관광명소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하면, 예를 들어 교토엔 유명한 게이샤의 거리에 게이샤의 골목이 있는데 이곳은 정말 찾아가기가 쉬운 곳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목적으로 걷다가 길을 헤매는가? 했더니 게이샤의 골목 한가운데 서있었고(당시 레슬리가 교토를 좋아하고 게이샤의 추억을 좋아하니까, 지금 이곳에서 게이샤랑 술마시고 있는거 아냐? 혹은 알고보면 의외로 한국식당에서 갈비 먹는거 아냐? 등 별의별 스토리를 짜내며 괜히 우리끼리 재밌어했던거 정말. -_-), 겨우 나와서 다리를 건너며 한숨 돌리면 제일 유명한 가부키극장이 떡하니 앞에 나타나고 그러는 식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가부끼 극장은 뭔가 요상한 기운이 있는 듯. 일본 어디서든 가부끼 극장을 직면한 다음부터는 이유없이 길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경험함. 하지만 모든 이에게도 해당되는는 경우인지는 확인 불가.-_-) 어쨌거나, 이번에도 역시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이 가게는 후쿠오카에서 하카다라멘으로 가장 유명한 가게였다는 것을 나중에 일본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후쿠오카엔 포장마차가 아주 유명하다는 레리의 안내로 포장마차 거리를 찾아나서다가 거의 다 도착할 무렵 텐진 중앙공원에 있는 멋진 계단식 건물인 아크로스 심포니 홀에 홀려 괜히 그 건물로 들어갔다가 뒷문으로 나와 완전 딴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알고보니 이곳도 후쿠오카의 관광명소) 그곳도 공연장이었는데 레슬리가 하는 썬팰리스보다 훨-씬 좋다는걸 확인하곤 레슬리는 매번 왜이리 그 동네에서 젤 안좋은 공연장에서 할까.. 비애를 느끼며 정처없이 걷다가 느닷없는 레리의 외침이! "앗 저기 하얏트호텔이닷!" 그런데까지 뭘 따라가.. 라며 외국친구의 제의를 거절했던건 어디가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하얏트로 향하는 우리. --; 하얏트 리젠시일 수도 있으니까 그랜드인지만 그냥 확인하자했던 우리는 도착하고선 그랜드라는걸 확인 및 그 옆에 있는 역시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쇼핑몰 카넬씨티를 발견. 간단히 돌아본 뒤 레슬리가 이곳에 머물겠지..라며 괜히 설레여하고 그랬습니다. 흣흣 (레슬리가 머물렀던 그랜드 하얏트 후쿠오카는 길게 흐르는 나카강 옆에 자리한 곳이었습니다. 그 주위에는 역시 텐진 주변 포장마차와 함께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포장마차가 쭉 늘어선 곳이었습니다. 그냥 포장이 아니라 드르륵 미닫이 문까지 달린 그 포장마차들은 나중에 확인해보니 매일 밤 레일까지 깔아서 조립으로 만들어지더군요.) 그리곤, 작년 일본공연때 살까하다가 말았던 tonight and forever가 들어있는 앨범을 레리가 사들고 호텔에 돌아와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내일 따라불러야지. ^^

다음날, 오늘은 공연이 있는날. 아침부터 이곳저곳 우리의 여행 목적이었던 곳을 돌아다니던 우리는 카메라전문점 카메라뎅키를 찾다가 그만 길을 잘못들어 헤매이면서 유명한 관광지가 우리앞에 등장하는 경험들을 다시 하곤 카메라뎅키가 어디야? 하며 오른쪽을 돌아보니 어느새 우리앞에 다시 나타난 하얏트그랜드. 하하 괜히 "저 근처에 유명한 100엔 하우스가 있데~" 라며 다시 하얏트로 향했습니다. 카넬씨티에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한 후 3시쯤 배가 고파진 우리는 하얏트호텔 지하 식당가에 있는 홍콩식 만두전문점에 갔습니다. 그러나 식당이 있는 지하로 가기전에 보았던 로비를 점령한 수많은 콘사또아줌마. 하도 일본휀들과는 자주 만나서 그런지 저 아줌마는 어느 공연에서 우리 앞에 앉았던 아줌마고 저 언니는 홍콩에서 주차장에서 본 언니구.. 뭐가 다 친근하면서 어떤 언니는 나에게 아는척까지 할려고 하는 지경이었습니다. 거의 50명 가까이 되는 콘사또아줌마가 있는 것으로 보아(나중엔 100명 쯤이었다고 그러더군요) 아직 레슬리가 공연장으로 가지 않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레슬리를 기다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왜그랬는지 모르지만, 벌써 레슬리의 콘서트를 본지가 한달이 넘어서 약발이 다해서인지(-_-)..암튼 그냥 지하로 내려가 밥을 먹었습니다. 천천히 놀면서 식사도 하고 레슬리에게 줄 카드를 쓰고 그러고 나오니 벌써 시간이 4시 20분. 혹시 레슬리가 나왔나?하고 올라와보니 앗, 콘사또아줌마들이 흩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아구..레슬리가 벌써 공연장으로 떠났구나..(나중에 일본휀에게 안 사실, 이날 레슬리가 4시20분쯤에 호텔에서 떠났다고 하고, 점심을 우리가 먹었던 바로 그 식당에서 먹었다고 합니다. 헉...레슬리는 우리보다 일찍 밥먹고 우리보다 일찍 호텔을 떠난 것입니다. t_t)

아직 공연장에 가기엔 이른 시간이어서 우린 레리가 누군가에게 사줘야했던 고가의 화장품을 사기위해 텐진에 있는 다이마루백화점까지 다시 돌아오고 온김에 호텔에 들러 짐도 내리고 간편한 차림으로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이때 홍콩만두전문점에 그날 쇼핑했던 나의 MD 디스켓을 놓고 왔다는 사실을 발견) 처음 텐진으로 올 때 알아봐 두었던 썬팰리스로 가는 버스는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고.. 그 추운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6시10분에 택시를 탔습니다.-_- 사실, 공연 시작 시간은 7시였으나, 우리는 6시 20분에 공연장 앞에서 우리에게 표를 구해준 일본휀을 만나 표를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맙소사 10분 밖에 안남았잖아.. 그러나 10분만에 가더군요. 후쿠오카는 그렇게 좁은 동네였습니다. ^^ 공연장에 도착해 어제 통화했던 친구와 감동의 상봉을 하다가 "Jennie? 자리가 어디야?"라는 소리를 듣고는 번뜩 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후다닥 약속장소였던 공연장 입구로 달려가니 핑크색 봉투에 우리의 표를 담아 손에 쥐고 애타게 날 기다리는 일본휀을 발견. 시간을 보니 6시 25분. 우리가 미리 나가서 기다려도 모자를 판에 지각까지 했으니..너무 미안해하는 나에게 밝게 웃으며 "만나서 반가워~ 공연 즐겁게 보길 바래~"라며 표를 내밀더군요. 참 친절한 분입니다. 어쨌거나, 우린 그렇게 정신없이 공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시작전 피터챈 아저씨에게 우리의 카드를 전해주고("이건 가가에게 줄 카든데 대신 전해주시겠어요?" 하는 저의 부탁에 웃으면서 "응, 알았어 꼬-고에게~"라며 나의 잘못된 哥哥발음을 네이티브 발음으로 수정해주는 피터팬아저씨 정말. -_-), 괜히 플로랜스도 한번 쳐다봐주고(^^), 몇몇 다시 만난 외국휀들과 인사도 나누고. 좀 늦게 한 7시 25분쯤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공연은 정말 좋았습니다. 다른 표현이 필요없이 좋았습니다. 비록 후쿠오카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본 공연중 가장 규모는 작았지만(나고야는 제가 못봤으니 제외), 오히려 화려하지 않고 깔끔하게 그의 오랜 일본투어를 마무리 하는 분위기의 콘서트였습니다. 레슬리는 평소보다 농담이나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정말 일본휀들에게 하고싶은 그리고 해야할 말들을 했습니다. 다음편에 이어지는 공연 후기에서 들으시겠지만, 후쿠오카는 돌이켜 생각해 볼수록 좋은 공연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자,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가던 저는 홍콩에서부터 지난 일본공연 모두에서 만났던 일본휀 아줌마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분에겐 죄송하지만 이름이 너무 어려워 우리 사이에선 일명 명함아줌마로만 불렀던 그 분이 날 너무 반겨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같이 얘기도 하고 저에게 오늘 레슬리가 했던 일본말이 무슨 뜻인지도 가르쳐주고.. 그러다가 우리가 하얏트 로비에서 봤던 콘사또 아줌마들과 이분과 친구라는 사실은 알게 되고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 -_-;; 또, 한국인 3세라며 반가워하는 우리와 비슷한 또래의 언니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우리가 뭔가 좀 색안경을 끼고 봤던 콘사또아줌마들은 막상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다보니 정말 좋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나름대로 순수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랑스런 아줌마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가 아까부터 걱정이었던 하얏트 지하 홍콩식만두식당에 놓고 온 저의 MD 디스켓을 식당문 닫기 전에 찾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분에게 설명을 하곤 작별인사를 하려는데, "나 하얏트 옆에 있는 카넬씨티에 있는 워싱턴호텔에서 묵어~" 이러면서 밖으로 인도하더니 택시를 덥썩 잡아주시곤 같이 타시더군요. "앗 친구들은 어쩌시구요~"라는 저의 물음에 "다들 하얏트에서 만나기로 했어~"라며 택시비도 내주고 같이 하얏트로 들어가시는 고마운 아줌마. t_t

아무튼, 하얏트 지하 식당에선 고맙게도 나의 물건을 고히 간직하고 있었고, 우린 로비에서 콘사또 아줌마들과 함께 레슬리가 들어오길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참 많은 얘기들을 했는데, 한가지 놀라운 점은 콘사또 아줌마들은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레슬리가 출연했던 한국 방송들은 못본게 없었고, 한국 영화에도 아주 관심이 많았습니다. 얘기들과 함께 홍콩 및 난징 등에서 찍어왔던 사진들도 보여주고, 그 분들이 "이거 현상해서 보내줄까?" 이런 친절함도 보여줬는데도 괜히 그럴때만 미안하고 소심해진다는 난 "아니..뭘.." 이런 반응을 보여서 이멜 주소만 교환했다는. 이제라도 멜 보내서 현상해 달라고 할까? (아 비굴해 -_-;;)

그렇게 엄청난 시간을 기다리다가 드뎌 새벽 1시30분. 어느샌가 경호원들이 도착해 포토라인을 만들 듯 휀들을 한줄로 세워 레슬리가 지나갈 길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을려고 했으나, 사진은 안된다는 경호원의 정중한 태도에 안찍기로 하고. 잠시 후 봉고차가 도착하더니 우리의 레슬리가 내려 스르르 열리는 호텔 문을 지나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플로랜스가 앞서고 레슬리는 검정색 무릎 위로 조금 올라오는 길이의 인조 모피코드를 입고, 안에는 얼마전 북경에서 돌아왔을때 입었던 그 까만 스판 터틀넥 셔츠와 줄무늬 바지를 입고, 아주아주 작아서 레슬리 머리에 딱맞는 짙은 갈색의 레옹모자를 쓰고, 처음보는 어떤 여자분과 나란히 걸어 들어왔습니다. 아..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제가 지금껏 봤던 어떤 레슬리보다도 가장 예쁜 레슬리였습니다. 평소에 모피코트 입은 남자를 경멸하는 나이지만, 레슬리가 입은 모피코트는 매우 남성적인 스타일이었으며, 그에게 정말 잘어울렸습니다. 특히 그 모자. 평소 레슬리의 머리가 작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그날 보니 정말 작고 정말 동글하더군요. 비록 땀에 젖어있었지만, 술을 한잔 하신 듯 발그스름한 볼에(너무 추워서 그럴수도) 무척이나 수줍은 표정이었습니다. 레슬리는 아무리 해맑은 웃음이나 발랄 혹은 깜찍한 웃음을 지을지언정 수줍은 웃음을 한 적은 연기할 때 빼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날은 정말 수줍고 예쁜 웃음을 살짝살짝 보였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그 점잖은 하얏트 로비에서 아줌마들이 일렬로 그것도 조용히 일렬로 서서 들어오는 레슬리에게 레스리~라며 개미 목소리만큼 외치면서 기립박수를 쳤으니.. 레슬리도 민망했던 것 같습니다. ^^ 그렇지만, 휀들이 워낙에 질서를 잘 지켰고 경호원 및 호텔 직원들도 점잖게 대해줬기 때문에 레슬리가 싫어하는 그런 분위긴 절대로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레슬리도 웃으며 손도 흔들어주고 그랬지만, 단지 그저 그는 좀 민망하고 수줍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레슬리는 가와이~ 각꼬이~라며 언쟁(?)할 것도 없이. 가와각꼬이~입니다. 귀엽고 멋져요. ^_^

자,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머리랑 허리가 아프군요. 잠시 휴식 후에 오늘이 가기전에 공연 중 레슬리의 멘트와 이전에 부르지 않았던 곡들을 2편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